새벽에 방충망에 벌레 붙는 진짜 이유 조명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새벽 두 시에 일어나서 물 마시러 갔다가 방충망에 붙은 벌레들 보고 깜짝 놀랐어요. 거실 불 다 끄고 잤는데도 방충망에는 온갖 날벌레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더라고요. 조명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원인이 여러 가지였어요.


검은색 방충망 격자에 붙어있는 가느다란 다리를 가진 모기 한 마리. 방충망 너머로 흐릿한 배경이 보이며 벌레가 방충망 표면에 매달려 있음.


새벽 두 시... 방충망에 붙은 벌레들


작년 여름부터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됐어요. 밤에 불 끄고 자는데도 새벽이면 방충망에 벌레가 가득했죠. 처음엔 바깥 가로등 빛 때문인가 했는데 커튼으로 빛을 막아도 소용없었어요.


특히 장마철엔 더 심했어요. 비 오는 날이면 방충망에 붙은 벌레가 평소보다 두세 배는 많았거든요. 모기도 있고, 작은 날파리도 있고, 이름 모를 날벌레들까지 종류도 다양했어요.


방충망 청소를 매일 해도 다음 날 새벽이면 또 붙어있었어요. 집에 들어온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방충망에만 모이는지 정말 궁금했죠.


조명만 끄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처음엔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벌레는 빛을 좋아하니까 집안 불만 끄면 되겠지 싶었죠. 그래서 밤에는 거실 불도 끄고, 현관등도 끄고, 심지어 TV 대기 전원 빨간 불빛까지 가렸어요.


그런데도 벌레는 계속 왔어요. 오히려 습한 날엔 더 많이 붙어있었죠. 이상해서 찾아보니 벌레가 반응하는 건 단순한 빛이 아니라 특정 파장이었어요. 특히 자외선이나 청색광에 강하게 반응한다고 하더라고요.


더 놀라운 건 방충망 자체가 빛을 반사한다는 거였어요. 바깥 가로등이나 달빛이 방충망 표면에서 반사되면서 벌레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커튼으로 빛을 막아도 소용없었던 거예요.


백색 형광등이나 블루톤 LED는 벌레를 더 많이 부른다고 해요. 반대로 노란빛 계열 조명은 벌레가 잘 안 온대요. 2700K 이하 따뜻한 색 전구로 바꾸면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흰색 문 모서리에 붙어있는 검은색 파리 한 마리. 투명한 날개가 빛에 반사되어 보이고 문 틈새 근처에 위치해 있음.


습도와 기압이 만든 벌레 고속도로


더 충격적인 건 실내외 기압 차이였어요. 에어컨 틀고 창문 닫아놓으면 실내가 음압 상태가 되는데 이때 바깥 공기가 안으로 빨려 들어온대요. 그 공기랑 같이 벌레도 들어오는 거죠.


특히 바람이 약한 날이나 새벽 시간대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요. 방충망 틈이나 창틀 사이로 공기가 들어오면서 작은 날벌레들이 같이 빨려 들어오는 거예요.


습도도 큰 역할을 했어요. 여름철 실내 습도가 높으면 벌레들이 더 활발해진대요. 특히 바퀴벌레나 초파리 같은 벌레들은 습한 환경을 좋아해서 장마철에 더 많이 나타나는 거였어요.


우리 집은 남서향이라 낮엔 덥고 밤엔 시원한데 이런 온도 차이도 벌레를 부르는 원인이었어요.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생기는 공기 흐름을 타고 벌레들이 이동한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이렇게 막고 있어요


일단 방충망부터 점검했어요. 자세히 보니 미세한 구멍이 여러 개 있었거든요. 방충망 보수 테이프로 구멍 막고 창틀이랑 맞닿는 부분도 실리콘으로 꼼꼼히 메웠어요.


현관이랑 베란다 조명은 노란색 LED로 바꿨어요. 처음엔 색이 이상해 보였는데 금방 적응되더라고요. 확실히 벌레가 덜 모여요. 센서등으로 바꿔서 필요할 때만 켜지게 했더니 더 효과적이었어요.


습도 관리도 시작했어요. 제습기 돌리고, 환기도 자주 하고, 특히 욕실이랑 주방은 물기 없게 관리하고 있어요. 배수구엔 촘촘한 망을 씌우고 안 쓸 땐 뚜껑으로 막아놨어요.


음식물 쓰레기통도 뚜껑 있는 걸로 바꿨어요. 전엔 비닐봉지에 담아서 싱크대 밑에 뒀는데 이제는 밀폐 용기에 넣고 자주 비워요. 설거지도 바로바로 하고 싱크대 물기도 닦아내고 있어요.


밝은 나무 바닥 위를 걸어가는 빨간색 무당벌레 한 마리. 검은 점이 선명하게 보이며 따뜻한 햇빛이 나무결에 비치고 있음.


베란다에 바질이랑 로즈마리 화분을 놨어요. 벌레가 싫어하는 식물이래요.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향도 좋고 요리할 때 쓸 수도 있어서 일석이조예요.


초파리 트랩도 만들어 뒀어요. 작은 그릇에 사과식초랑 설탕 넣고 랩 씌운 다음 구멍 여러 개 뚫어놓으면 돼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간 벌레들이 못 나오더라고요.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올 땐 현관에서 옷 한 번 털고 들어와요. 특히 저녁에 산책하고 왔을 땐 더 신경 써요. 작은 벌레들이 옷에 붙어서 같이 들어올 수 있거든요.


창문도 이제는 반쯤 열지 않고 완전히 열거나 닫아요. 애매하게 열어놓으면 틈새로 벌레가 더 잘 들어온대요. 환기할 땐 확 열고 짧게 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이렇게 하니까 확실히 벌레가 줄었어요.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새벽에 방충망 보고 놀랄 일은 없어졌어요. 조명 하나만 바꿔도 안 되고 여러 가지를 같이 관리해야 효과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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