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잠든 유선 이어폰 요즘에도 쓸만할까?

서랍을 정리하다가 옛날에 쓰던 유선 이어폰이 나왔어요. 에어팟 쓰기 시작한 지 벌써 몇 년인데 이걸 보니까 문득 궁금하더라고요. 이거 지금도 쓸만할까.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냥 버리려고 했어요. 요즘 누가 선 달린 이어폰을 써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써보니까 생각보다 괜찮은 거예요.


음질은 여전히 유선이 이긴다


최근 몇 년간 무선 이어폰만 쓰다가 유선으로 돌아가니까 확실히 소리가 달라요. 뭔가 더 선명하고 디테일한 소리가 들려요.


이유가 있어요. 유선은 기기에서 직접 소리를 받아오는데, 무선은 블루투스로 압축해서 보내거든요. 아무리 좋은 코덱을 써도 원음 그대로는 안 돼요. LDAC 같은 고급 코덱도 결국 CD 음질의 3분의 2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네요.


특히 클래식이나 재즈 같은 음악 들을 때 차이가 확실히 느껴져요. 악기 하나하나가 더 또렷하게 들리고 공간감도 더 좋아요.


게임할 때는 유선이 답이에요


리듬게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 거예요. 무선 이어폰으로 하면 타이밍이 안 맞아서 짜증나거든요.


블루투스 이어폰은 보통 120ms 정도 지연이 있어요. 0.12초라고 하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게임에서는 엄청 큰 차이예요. 캐릭터가 점프했는데 소리는 나중에 나오고 총 쏜 소리도 한 박자 늦게 들려요.


요즘 나온 게이밍 이어폰들은 지연을 줄였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유선만큼은 안 돼요. 유선 이어폰은 아예 지연이 없으니까요.


검은색 선으로 그려진 유선 인이어 이어폰과 3.5mm 오디오 잭이 연결된 모습. 이어폰 본체, 선, 마이크 버튼, 플러그가 모두 보인다.


그런데 편의성은 무선이 압승


근데 유선 이어폰 며칠 써보니까 왜 무선으로 넘어갔는지 알겠더라고요. 선이 있다는 게 이렇게 불편한 줄 몰랐어요.


옷에 걸리고, 가방에서 꺼낼 때마다 엉키고, 운동할 때는 정말 거슬려요. 무선 이어폰 쓰다가 유선으로 돌아가니까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휴대성도 비교가 안 돼요. 무선은 작은 케이스에 쏙 들어가는데, 유선은 선 때문에 부피가 커져요.


호환성 문제가 제일 아픈 부분


가장 큰 문제는 요즘 폰에 이어폰 구멍이 없다는 거예요. 젠더를 사야 하는데, 이것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싼 건 5천원부터, 비싼 건 10만원이 넘어가요.


젠더를 쓰면 충전하면서 이어폰을 못 써요. 이게 생각보다 불편해요. 폰 배터리는 떨어져가는데 음악 들으면서 충전을 못 하니까 답답하더라고요.


언제 유선을 써야 할까


결론적으로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음질 중시하고 게임 많이 한다면 유선이 좋아요. 특히 FPS나 리듬게임 하는 사람들은 무선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음악 작업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유선을 써야 해요. 모니터링할 때 정확한 소리가 중요하거든요.


하지만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무선이 편해요. 출퇴근할 때, 운동할 때, 집안일할 때 선 없는 게 얼마나 편한지 써보면 알아요.


배터리 걱정 없는 건 여전한 장점


그런데 무선 이어폰을 쓰다 보면 배터리가 떨어져서 당황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어요. 중요한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배터리가 없으면 정말 난감하거든요.


유선은 그럴 걱정이 전혀 없어요. 폰만 켜져 있으면 계속 쓸 수 있고, 망가지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써요. 무선은 보통 2-3년 지나면 배터리가 약해져서 바꿔야 하는데, 유선은 그런 고민이 없어요. 저에게는 이 점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분실 위험도 생각해봐야 해요


무선 이어폰을 쓰다 보면 한쪽만 잃어버리는 일이 종종 있어요. 작아서 어디다 떨어뜨렸는지도 모르겠고 찾으려고 해도 소리도 안 나니까 답답하죠.


저도 에어팟 한쪽만 잃어버려서 새로 산 적이 있거든요. 한쪽만 사면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비싸더라고요. 유선은 그런 걱정이 없어요. 선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한쪽만 떨어질 일도 없고, 잃어버릴 확률이 훨씬 낮아요.


통화 품질도 차이가 나요


전화 받을 때도 유선이 더 안정적이에요. 무선은 간혹 끊기거나 음질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유선은 그런 문제가 거의 없어요.


특히 중요한 업무 전화나 면접 같은 상황에서는 안정성이 중요하거든요. 무선으로 통화하다가 갑자기 연결이 끊어지면 정말 당황스럽잖아요.


가격 대비 성능은 유선이 최고죠


같은 가격대에서 비교하면 유선이 훨씬 좋은 음질을 제공해요. 3만원짜리 유선 이어폰이 10만원짜리 무선보다 소리가 좋은 경우도 많거든요.


무선 이어폰은 블루투스 칩, 배터리, 케이스 등등 들어갈 게 많아서 같은 가격에 드라이버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이 적어져요. 반면 유선은 그런 부품들이 필요 없으니까 온전히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관리는 어떻게 할까


유선 이어폰은 오래 쓰려면 선 관리가 중요해요. 막 구겨서 넣으면 안 되고, 8자 모양으로 감아서 보관하는 게 좋아요. 특히 이어폰 유닛 근처와 잭 부분은 자주 구부러지니까 조심해야 하고요.


습기도 피해야 해요. 운동 후에는 땀을 깨끗이 닦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거든요. 그냥 막 던져두면 금방 망가져요.


주황색 충전 케이스와 분리된 두 개의 베이지색 무선 이어폰이 함께 그려진 그림. 케이스와 이어폰 모두 심플한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내 선택은


물론 지금도 두 개 다 갖고는 있어요. 평소에는 무선을 쓰고, 게임할 때나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을 때는 유선을 써요.


서랍에 잠들어 있던 유선 이어폰이 이렇게 유용할 줄은 몰랐어요. 이참에 아이폰 케이스에 잠들어 있던 USB-C 타입 유선 이어폰도 꺼냈어요. 


다만 3.5mm용 젠더는 괜찮은 걸로 하나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싼 건 음질이 떨어져서요.


결국 이 두 종류의 이어폰들은 서로 완전히 대체되는 관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무선의 편의성도 포기할 수 없고, 유선의 음질과 안정성도 아직은 매력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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