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로 온 젓가락 재활용한다고 씻었는데 알고보니 헛수고였어요

지난주 친구가 우리집에 놀러왔다가 제가 배달 포크 씻는 걸 보고 웃더라고요. 그거 어차피 재활용 안 된다 면서요. 설마 했는데 진짜였어요. 그동안 매번 깨끗이 씻어서 분리수거했던 게 다 소용없는 일이었더라고요.


노란색 배경에서 한 손은 흰색 나무젓가락을 들고 있고, 다른 손은 흰색 종이 배달용기를 들고 있는 모습


충격받고 직접 확인해봤어요


친구 말이 믿기지 않아서 다음날 아침 재활용 수거하시는 분께 여쭤봤어요. 나무젓가락이랑 플라스틱 수저 들고 나가서 이거 어디에 버리냐고 했더니 그냥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으래요.


재활용 마크 있는데도요? 했더니 아저씨가 한숨 쉬시면서 설명해주셨어요. 이런 작은 건 선별장에서 기계가 못 잡아낸대요. 배달용기는 그나마 크니까 되는데 수저는 컨베이어벨트 틈으로 다 빠진다고요.


그날 저녁에 배달음식 시키면서 일부러 관찰해봤어요. 플라스틱 포크 뒷면에 분명 재활용 마크가 있는데 크기는 손가락 두 개 정도밖에 안 돼요. 나무젓가락은 더 작고요. 이 정도 크기면 정말 기계가 못 잡을 것 같더라고요.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더 찾아봤어요. 나무젓가락은 만들 때 표백제랑 방부제를 쓴대요. 그래서 일반 나무처럼 재활용할 수가 없고 썩는 데도 20년이나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플라스틱 수저는 여러 종류 플라스틱을 섞어서 만들어서 재생원료로 쓰기도 어렵고요.


그 뒤로 완전히 바꿨어요


그 친구가 자기는 배달앱에서 수저 안 받기 누른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때부터 따라했어요. 처음엔 습관적으로 까먹고 그냥 주문했다가 수저 딸려오면 아차 싶었어요.


회사에서도 개인 수저를 쓰기 시작했어요. 탕비실 서랍에 숟가락이랑 젓가락 한 세트 넣어뒀는데 점심때마다 꺼내 쓰고 씻어서 다시 넣어둬요. 옆자리 동료가 어디서 샀냐고 물어봐서 저도 하나 사줬어요. 이제는 우리 팀 절반이 개인 수저를 써요.


한 달쯤 지나니까 확실히 달라졌어요. 전에는 일주일에 쓰레기봉투 두 개는 찼는데 요즘은 하나로도 충분해요. 배달음식을 자주 시키는 편인데 수저만 안 받아도 쓰레기가 이렇게 줄어들 줄 몰랐어요.


재활용 마크가 프린트된 천 가방 안에 나무 포크, 대나무 칫솔, 종이컵 등 친환경 일회용품 대체 제품들이 담겨 있는 모습


주변에서도 하나둘 바뀌고 있어요


엄마한테 이 얘기했더니 엄마도 놀라시더라고요. 평생 분리수거 철저히 하신 분인데 이런 건 처음 안다고요. 그 뒤로 엄마도 배달 시킬 때 수저 안 받기 하신대요.


얼마 전엔 동네 중국집에서 다회용기 배달도 해봤어요. 스테인리스 그릇에 짜장면 담아서 오는데 왠지 더 맛있어 보이더라고요. 다 먹고 문 앞에 놔두니까 나중에 가져가고요. 일회용기보다 음식이 따뜻하게 유지되는 것 같았어요. 용기 보증금 만원 내긴 했지만 어차피 돌려받으니까 부담은 없었어요.


배달용기는 그나마 재활용이 된대요. 하지만 이것도 제대로 해야 해요. 음식물 완전히 비우고, 물로 헹구고, 스티커랑 비닐 떼고, 재질별로 나눠서 버려야 한대요. 소스통처럼 너무 작은 건 그냥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게 맞고요.


이제 배달음식 시킬 때 수저 안 받기는 기본이고, 안 먹는 단무지나 양파도 빼달라고 해요. 어차피 먹지도 않는 걸 받아서 버릴 필요가 없잖아요. 작은 변화지만 쓰레기봉투 값도 아끼고 뿌듯해요. 무엇보다 그동안 헛수고했다는 게 억울해서라도 이제는 제대로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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