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커피 마시면 진짜 아껴지나 계산해봤어요

나무 테이블 위 계량 스푼에 담긴 원두와 그 옆에 있는 갓 내린 커피 한 잔


1. 다들 왜 집에서 커피 내려 마시기 시작했을까

카페 커피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홈카페족이 크게 늘고 있어요. 이런 트렌드가 생긴 이유는 다양해요.


  • 고가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 가격이 5000원을 넘어섰어요
  •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 SNS에서 홈카페 공간과 브루잉 과정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됐어요
  • MZ세대를 중심으로 개인화된 커피 경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어요
  • 매일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는 건 부담스러운 지출이 됐어요


저도 아침마다 내려 마시는 드립커피 한 잔이 하루의 활력소가 된 지 오래예요. 하지만 정말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일까요? 원두 장비 유지 비용까지 고려했을 때 과연 카페보다 저렴할까요?


드립 포트로 정성스럽게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는 여성의 모습


2. 집커피 vs 카페커피 얼마나 차이 날까


1️⃣ 카페 커피 가격 현실:

  • 고가 프랜차이즈(스타벅스 등) 아메리카노: 약 4700원
  • 저가 프랜차이즈(메가커피 등) 아메리카노: 약 1500원
  • 주 5회(월 20회) 이용 시 월 94000원(고가), 30000원(저가) 지출


2️⃣ 홈카페 초기 투자 비용:

  •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40만~130만 원대
  • 핸드드립 세트: 1만~5만 원대(드리퍼, 서버, 필터 등)
  • 캡슐머신: 5만~40만 원대
  • 그라인더: 2만~20만 원대(원두 분쇄용)


3️⃣ 1잔당 비용 계산:


1. 드립 커피 기준:

  • 저렴한 원두(1kg 13000원): 에스프레소 한 샷(23g)으로 약 43잔 가능 → 1잔당 약 300원
  • 스페셜티 원두(200g 15000원): 1잔당 약 1500원 내외
  • 여과지 비용: 1장당 100~150원
  • 물과 전기세: 1잔당 약 50원


2. 캡슐 커피 기준:

  • 네스프레소 등 캡슐 1개 600~800원
  • 한 잔에 2개 사용 시 1200~1600원
  • 아이스 커피는 캡슐 2~3개 필요, 1800~2400원으로 저가 카페와 큰 차이 없어요


4️⃣ 소비 패턴별 연간 비용 비교(하루 2잔, 1년간 마신다고 가정):


1. 카페에서만 구매:

  • 고가 카페: 4700원 × 2잔 × 365일 = 3431000원
  • 저가 카페: 1500원 × 2잔 × 365일 = 1095000원


2. 핸드드립 홈카페:

  • 초기 투자(드리퍼, 서버, 포트): 5만원
  • 중급 그라인더: 15만원
  • 원두(중급): 15000원/200g × 5개/월 × 12개월 = 900000원
  • 여과지: 150원 × 2잔 × 365일 = 109500원
  • 연간 총 비용: 1209500원(첫해), 1009500원(다음 해부터)


3. 캡슐 머신:

  • 초기 투자(중급 머신): 20만원
  • 캡슐: 700원 × 2개 × 2잔 × 365일 = 1022000원
  • 연간 총 비용: 1222000원(첫해), 1022000원(다음 해부터)


4. 전자동 머신:

  • 초기 투자(저가 전자동): 60만원(5년 사용 가정, 연 감가상각 12만원)
  • 원두(중급): 15000원/200g × 5개/월 × 12개월 = 900000원
  • 연간 총 비용: 1500000원(첫해), 1020000원(다음 해부터)


이 비교에서 알 수 있듯 고가 카페에서만 마시는 것보다는 어떤 방식이든 홈카페가 훨씬 경제적이에요. 그러나 저가 카페와 비교하면 첫해에는 오히려 가정에서 마시는 게 더 비쌀 수도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핸드드립이나 전자동 머신이 저가 카페보다 약간 이득이지만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는 않아요.


커피 머신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있는 투명한 유리컵과 이를 작동하는 손


3. 집에서 커피 내리면 좋은 점들


  • 취향 맞춤 가능: 원두 종류, 로스팅 정도, 분쇄도, 추출 시간, 물 온도까지 모두 조절 가능
  • 시간과 비용 절약: 카페 방문 시간과 교통비 절약, 특히 재택근무 시 더 효율적
  • 심리적 만족감: 커피를 직접 내리는 과정 자체가 주는 성취감과 명상 효과
  • 친환경적 선택: 일회용 컵 대신 개인 머그컵 사용으로 환경 보호에 기여
  • 다양한 원두 경험: 산미 강한 에티오피아부터 바디감 좋은 수마트라까지 시도 가능


저는 아침에 물 끓이는 소리와 커피 향이 집 안에 퍼지는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됐어요. 지난달에는 케냐 원두와 과테말라 원두를 번갈아가며 마셨는데 각각의 개성이 달라서 재미있었어요.


4. 집에서 커피 내리면 불편한 점들


  • 초기 투자 부담: 본격적인 홈카페 위한 머신, 그라인더 등 비용 부담
  • 청소와 관리 번거로움: 머신, 그라인더 정기 청소와 관리 필요
  • 일관성 유지 어려움: 매번 같은 맛 내기 어려움, 실패하면 원두 낭비
  • 다양성 제한: 카페처럼 시즌 메뉴나 특별한 음료 만들기 어려움
  • 유지 관리 비용: 필터 교체, 스케일 제거 등 추가 비용 발생


지난주에는 원두를 너무 곱게 갈아서 물이 안 내려가 한 번에 버린 적도 있어요. 주말마다 머신 청소하느라 한 시간씩 쓰는 게 가끔은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죠.


수동 커피 그라인더, 모카포트, 우유, 커피잔이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홈카페 세트


5. 한국에서 많이 쓰는 홈카페 도구들


1️⃣ 핸드드립:

  • 초기 투자: 1만~5만 원대
  • 유지 비용: 원두, 여과지
  • 난이도: 중~상
  • 장점: 원두 본연의 맛 추출, 저렴한 시작 비용
  • 단점: 시간 소요, 숙련도에 따라 맛 차이 큼


2️⃣ 캡슐 머신:

  • 초기 투자: 5만~40만 원대
  • 유지 비용: 캡슐(600~800원/개)
  • 난이도: 하
  • 장점: 편리함, 일관된 맛, 빠른 추출 시간
  • 단점: 캡슐 비용 높음, 환경 문제


3️⃣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 초기 투자: 40만~130만 원대
  • 유지 비용: 원두, 정기 점검
  • 난이도: 하~중
  • 장점: 편리함, 다양한 메뉴, 버튼 하나로 자동화
  • 단점: 고가의 초기 투자, 고장 시 수리 비용


4️⃣ 모카포트/프렌치프레스:

  • 초기 투자: 2만~5만 원대
  • 유지 비용: 원두
  • 난이도: 중
  • 장점: 진한 풍미, 클래식한 느낌, 전기 불필요
  • 단점: 세척 번거로움, 일관성 유지 어려움


출근 전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캡슐 커피 한 잔 내려 마시는 게 아침 루틴이 된 지 오래예요. 주말 아침에는 음악 틀어놓고 천천히 드립 커피 내리는 시간만큼 여유로운 순간이 없어요


모카포트, 커피 머그컵, 작은 화분과 디저트가 놓인 따뜻한 홈카페 풍경


6. 나에게 맞는 홈카페 세트 고르기


1️⃣ 10만 원대 입문자 세트:

  • 핸드드립 세트(드리퍼, 서버, 필터): 3만원
  • 전용 드립 포트: 2만원
  • 수동 그라인더: 3만원
  • 디지털 저울: 1.5만원
  • 입문용 원두 200g 2종: 3만원
  • 총 투자: 약 12.5만원
  • 특징: 커피 기본 배우기 적합, 1잔당 약 1400원


2️⃣ 30만 원대 중급자 세트:

  • 중급형 캡슐 머신: 20만원
  • 리필 가능 캡슐: 3만원
  • 캡슐용 원두 1kg: 3만원
  • 우유 거품기: 5만원
  • 총 투자: 약 31만원
  • 특징: 편리함과 다양성 모두 확보, 1잔당 약 800원


3️⃣ 50만 원대 홈바리스타 세트:

  •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35만원
  • 중급 그라인더: 15만원
  • 템퍼, 분배기, 녹아웃 박스: 5만원
  • 스페셜티 원두 3종: 5만원
  • 총 투자: 약 60만원
  • 특징: 본격 홈바리스타용, 장기적 1잔당 비용 약 700원


처음 시작할 때 입문자 세트로 시작했는데 커피의 기본을 배우기에 충분했어요. 작년에 50만 원대 세트로 업그레이드했는데 지금은 집이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카페가 됐어요.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커피가 흘러나와 흰색 컵에 담기는 모습과 이를 받고 있는 손


7. 집에서 커피 진짜 돈 아껴지나


✅ 홈카페 경제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 소비량: 많이 마실수록 경제적 이점 커짐(하루 3잔 이상이면 확실히 이득)
  • 장비 선택: 저렴한 장비로 시작할수록 빠르게 비용 회수
  • 원두 선택: 저렴한 블렌드(1잔당 300원)vs 고급 스페셜티(1잔당 1500원)
  • 지속 기간: 장기적으로 볼수록 경제적(시간 지날수록 1잔당 비용 감소)


홈카페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일상에 소소한 행복을 더하는 데 있어요.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한다면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취향에 완벽히 맞는 커피를 마시는 만족감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예요.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경험이라는 말처럼 홈카페는 커피에 담긴 경험과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일 수 있어요. 저에게 홈카페는 취미이자 소소한 사치이자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 같은 존재가 됐어요.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 비싸기만 할까? 진짜 만족도 따져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