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통장 잔고는 똑같은데 돈이 모이지 않아서 답답했어요. 가계부 쓰기도 귀찮고, 어디서 새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정말 딱 하나, 자동이체 내역만 쭉 정리했더니 숨어있던 돈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몰랐던 자동이체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은행 앱에서 자동이체 통합관리 메뉴를 처음 열어봤을 때 정말 놀랐어요. 작년에 한 번 쓰고 까먹었던 앱 구독료가 매달 9,900원씩 나가고 있었고, 해지했다고 생각했던 헬스장 회원권도 여전히 빠져나가고 있었어요.
특히 충격적이었던 건 각종 멤버십이었어요. 커피숍,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멤버십이 각각 2,900원, 4,900원씩 소액이라 신경도 안 썼는데, 다 합치니까 월 3만원이 넘더라고요. 게다가 실제로 혜택을 받은 건 거의 없었어요.
보험료도 마찬가지였어요. 20대 초반에 가입했던 보험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중복 보장이 많았어요. 보험 리모델링만 해도 월 15만원이 줄었어요.
카드 자동이체로 오히려 돈을 버는 방법
정리하면서 발견한 꿀팁이 하나 있어요. 관리비나 공과금을 그냥 통장에서 빠져나가게 두지 말고 카드 자동이체로 바꾸는 거예요.
저희 아파트 관리비가 월 25만원 정도 되는데, 이걸 체크카드 자동이체로 바꿨더니 2% 할인받아서 매달 5,000원씩 아껴요. 전기요금, 가스요금도 마찬가지로 카드사마다 3~5% 할인 혜택이 있더라고요. 이것만으로도 연간 20만원 가까이 절약돼요.
휴대폰 요금도 특정 카드로 자동이체하면 월 3,000원 할인받을 수 있어요. 인터넷, IPTV 요금도 통신사 제휴카드로 내면 추가 할인이 적용돼요. 진짜 이런 거 하나하나가 쌓이니까 차이가 크더라고요.
가계부 대신 이렇게 관리해요
솔직히 가계부 쓰는 게 너무 귀찮았어요. 그래서 저는 좀 다른 방법을 써요. 월급날 바로 저축통장으로 일정 금액을 자동이체 시켜놓고, 남은 돈으로만 생활하는 거예요.
처음엔 빠듯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괜찮더라고요. 오히려 '이만큼 안에서 써야 한다'는 제한이 있으니까 불필요한 지출이 확 줄었어요. 배달음식도 덜 시키게 되고, 충동구매도 줄었어요.
필수 지출(월세, 관리비, 보험료 등)은 따로 통장을 만들어서 자동이체로 빠져나가게 해두고, 생활비 통장은 별도로 관리해요. 이렇게 하니까 한 달에 얼마나 쓸 수 있는지가 명확해져서 오히려 편해요.
앱도 하나 추천하자면, 뱅크샐러드 같은 자산관리 앱이 정말 유용해요. 카드 내역이 자동으로 분류되어서 어디에 얼마 썼는지 한눈에 보여요. 가계부 쓰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정확해요.
무지출 데이가 생각보다 쉬웠던 이유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오늘은 돈 안 쓰는 날로 정해봤어요. 처음엔 막막했는데, 해보니까 별거 아니더라고요. 도시락 싸가고, 텀블러에 커피 담아가고, 간식은 집에 있는 걸로 해결하고.
신기한 건 무지출 데이를 하다 보니 평소에도 소비 습관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이거 꼭 사야 하나?' 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충동구매가 확실히 줄었어요.
장보러 갈 때도 미리 리스트를 작성해서 가요. 그냥 가면 이것저것 집어 담게 되는데, 리스트 들고 가면 필요한 것만 사게 돼요. 대신 공동구매나 지역사랑상품권 활용하면 같은 물건도 10~20% 싸게 살 수 있어요.
중고거래도 적극 활용해요. 당근마켓에서 거의 새 제품을 반값에 살 수 있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특히 아이 용품이나 계절용품은 중고로 사는 게 훨씬 경제적이에요.
정말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자동이체 정리하고 소비 습관 조금만 바꿨더니 월 30만원 이상 차이가 나요. 연간으로 따지면 4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이에요. 이 돈으로 여행 가거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수 있으니까 삶의 질이 오히려 나아졌어요.
혹시 저처럼 '돈이 어디로 새는지 모르겠다' 싶으신 분들은 일단 자동이체부터 한 번 쭉 확인해보세요. 분명 깜짝 놀랄 만한 발견이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