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 배수구 뚜껑 왜 매번 열어둬야 할까요?

욕실에서 계속 나던 퀴퀴한 냄새의 원인을 찾아서


작년 봄에 이사한 집이 처음엔 깨끗해 보였는데요. 들어오고나서 한 달쯤 지나니까 욕실에서 묘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하수구 냄새인가 싶어서 탈취제도 뿌려보고, 배수구 청소도 열심히 했죠. 그런데도 며칠만 지나면 또 냄새가 올라왔어요.


특히 아침에 세수하려고 세면대 앞에 서면 코를 찌르는 냄새가 확 올라왔어요. 배수구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검은 곰팡이까지 생겨있더라고요. 그때서야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배관 점검을 받았는데, 직원분이 하시는 말씀이 배수구 뚜껑을 평소에 열어두세요 였어요.


처음엔 의아했어요. 뚜껑은 닫아두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설명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세면대 배수구는 물기가 계속 남아있는 곳이라 곰팡이랑 세균이 엄청 잘 자란대요. 게다가 비누 찌꺼기나 머리카락 같은 것들이 쌓이면서 더 심해진다고 하더군요.


흰색 타일 욕실의 크롬 수전에서 물이 나와 손을 씻는 모습


뚜껑을 열어두니 생긴 놀라운 변화들


관리사무소 직원분 말대로 그날부터 세면대 사용 후엔 항상 뚜껑을 열어뒀어요. 처음엔 좀 어색했는데 며칠 지나니까 확실히 달라지는 게 느껴졌어요.


우선 그 지긋지긋하던 냄새가 사라졌어요. 배수구 안쪽이 환기가 되니까 습기가 빨리 마르더라고요. 예전엔 항상 축축하고 눅눅했던 배수구 주변이 이제는 뽀송뽀송해요. 곰팡이도 더 이상 생기지 않았고요.


또 하나 좋은 점은 배수구 상태를 매일 확인할 수 있다는 거예요. 머리카락이나 이물질이 걸려있으면 바로바로 제거할 수 있어서 막힘도 예방됐어요.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배수구 청소제를 부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졌어요.


배수구에는 물막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대요. S자나 P자 모양으로 된 곳인데, 여기에 물이 고여 있어야 하수구 냄새가 올라오지 않는다고 해요. 뚜껑을 열어두니까 이 물막이에 물이 충분한지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어요. 가끔 물이 말라있으면 물을 조금 부어주기만 하면 되더라고요.


크롬 도금된 S자형 배수관과 벽면 연결부가 보이는 세면대 하부


6개월째 실천 중인 간단한 관리법


이제 배수구 뚜껑 열어두기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넘었어요. 처음엔 단순히 냄새 때문에 시작했는데, 이제는 욕실 전체가 훨씬 쾌적해진 걸 느껴요.


아침에 세수하고 나서 뚜껑 주변 물기를 휴지로 한 번 닦아주는 것도 습관이 됐어요. 30초도 안 걸리는데 효과는 정말 좋아요. 일주일에 한 번은 뜨거운 물을 팍 부어서 배수구 안쪽까지 씻어내고요.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을 때도 욕실에서 냄새가 안 나네? 라고 말해요. 전에는 방향제를 잔뜩 뿌려놔도 냄새가 났었거든요. 지금은 방향제 없이도 항상 뽀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요.


요즘은 부모님 댁에 가서도 세면대 배수구 뚜껑을 열어두라고 알려드렸어요. 처음엔 뭐하러 그런 걸 하냐 고 하셨는데, 한 달쯤 지나니까 확실히 냄새가 덜 나는 것 같다 고 하시더라고요.


배수구 뚜껑 열어두기, 정말 사소한 습관이지만 욕실 환경을 바꾸는 데는 큰 효과가 있어요. 혹시 욕실에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자주 생긴다면 한번 시도해보세요. 돈 들이지 않고도 깨끗한 욕실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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